한 달 휴가에 순금까지…"대기업 안 부러워요" 통 큰 회사 [中企톡톡]

입력 2024-03-14 11:16   수정 2024-03-14 11:21



"10년만 다니면 안식휴가 한 달에 순금 한냥을 준다고?"

안식휴가와 금 포상 등 근무 연수에 따른 복지를 '통' 크게 쏘는 회사가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티로보틱스 얘기다.

3·5·7·10·20·30년. 티로보틱스가 안식 휴가를 보장하는 연차다. 기간은 4박 5일로 시작해 연수에 따라 59박 60일까지 늘어난다. 휴가에 뒤따르는 ‘떡값’도 넉넉하다. 3년 차는 상품권 50만원을, 10년 차는 한 달 휴가에 순금 한 냥(37.5g)을 회사로부터 받는다. 14일 금거래소 기준 385만원어치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나도 이번에 5년 차여서 9박 10일 휴가를 받는다”며 “가족과 함께 어디로 놀러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티로보틱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진공이송모듈과 물류자동화로봇을 만드는 제조 기업이다. ‘복지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IT·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다. 본사는 경기도 오산. 직원 수는 본사 112명에 계열사 포함 약 140명이다. 계열사와 본사 사이엔 복지 차이를 두지 않았다.

임직원들은 티로보틱스의 복지가 서울·판교 대기업과도 견줄 만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티로보틱스 전용 워크샵 센터가 대표적이다. 1달에 한 번 부서별로 통상 5~10명을 추첨해 2박 3일 워케이션을 진행한다. 집중 업무 등으로 직원 위로가 필요할 땐 인원을 최대 20명까지 선발한다.



사내 시설도 ‘수준급’이다. 지난 11일엔 지곶동 1공장 사내 카페 ‘그린오피스’ 새 단장을 마쳤다. 콘셉트는 ‘더현대 서울’과 같은 ‘자연주의’다. 머신은 고급 에스프레소 바에서 쓰는 이탈리아의 라마르코조를 썼다. 임직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사내 헬스장 ‘티피트니스’는 2020년 말부터 운영해왔다. 업무 집중 시간(8시 30분~10시 30분)을 제외하면 업무 중이더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 직원은 “머리가 아프거나 심리적으로 힘들 때 운동을 해서 업무에 다시 집중하는 편”이라며 “지금은 티피트니스 ‘VIP 회원’이 돼버렸다”고 했다.

효과는 인력 충원으로 나타났다. 티로보틱스의 성비는 남녀 7대 3, 업종과 지역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여성 직원을 뽑고 싶어도 지방 제조업 회사 태반은 지원자가 전무하다시피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리·영업직 사원 중에 티로보틱스의 문화·복지를 보고 지원했다는 사람이 다수”라며 “인구·지방 소멸로 사람 구하기 어려운 지금 인력 수급이 복지 덕에 원활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승욱 티로보틱스 대표는 “지방 중소기업에 다니더라도 서울·대기업에서 받는 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사업 안정화 속도에 따라 스톡옵션 제도도 확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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